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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는 이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이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 '오자미 던지다 넘어진 것 가지고?'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. 하지만 2년이 지난 후 형사고소가 이루어진 이상, 이 사건이 단순한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꽤 복잡한 법률 쟁점을 품고 있습니다. 아이가 다쳤다는 사실과 교사에게 형사상 과실이 인정된다는 것, 과연 이 둘은 같은 말일까요.
오자미, 그리고 사고가 났다는 사실
저희 어릴 때는 콩주머니를 오자미라고 불렀습니다. 콩이나 모래를 작은 천 주머니에 넣어서 던지고 받던 그 놀이 말입니다. 피구도 했고, 오징어게임이라는 놀이도 했습니다. 달리다가 넘어지고, 무릎이 까지거나 손가락이 접질리는 일은 그냥 그날의 일부였습니다. 이빨이 부러지기도 했습니다. 그러나 선생님을 탓한다거나 교장 선생님께 운동장 관리 문제를 따졌다는 기억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.
이번 사건은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4학년 학생이 교실 안에서 콩주머니를 던지고 받는 활동 중 미끄러져 넘어졌고, 슬개골 골절 등으로 6주 이상 치료를 받은 사안입니다. 이후 2년이 지난 후 보호자는 담당 교사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. 업무상 과실치상이란,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타인을 다치게 한 경우 형사책임을 묻는 범죄를 말합니다.
여기서 제가 가장 먼저 짚고 싶었던 부분은 이겁니다. 사고가 발생했다는 결과 자체가 교사의 과실을 증명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. 제가 아는 시각장애인 친구 한 명은 학교 청소 시간에 금이 간 유리창을 닦다가 손목 인대가 끊어지는 사고를 당했습니다. 왼손의 감각을 거의 잃었고, 맹인에게 왼손은 점자를 읽는 눈과 같다고 했으니, 그 상실이 얼마나 컸을지는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. 이런 경우야 말로 제 판단에 그 교사에게는 형사 책임을 물을 만한 사안이었습니다. 맹인 학교였고 깨진 유리창을 방치할 경우, 맹인에게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예견 가능했으며, 시설의 관리 책임이 교사에게 있었습니다. 그럼에 데 불구하고 그 친구는 끝내 그 교사를 원망하거나 고소하지 않았습니다. 마음속으로 억울함이 없었을 리 없지만,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. 왜 그랬냐고 물었더니 이미 일어난 일을 되돌릴 수도 없는데 어찌하겠냐고 하더군요.
그 이야기를 떠올리며 이번 사건을 바라보게 됩니다. 피해의 크기와 법적 책임의 인정은 별개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. 사고가 크고 고통스럽다고 해서 자동으로 과실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니까요. 문제는 사안의 개별적인 세부 사항일 것입니다.
예견가능성과 주의의무, 어디까지 요구할 수 있을까
형사상 과실을 판단할 때 법원은 크게 두 가지를 봅니다. 예견가능성과 결과회피가능성입니다. 예견가능성이란 사고 발생 이전 시점에서 행위자가 그 위험을 알 수 있었느냐는 것이고, 결과회피가능성이란 그 위험을 인식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느냐는 것입니다. 대법원도 업무상과실 판단에서 이 두 요소를 함께 검토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.
이 사건에서 학부모 측은 교실 바닥에서 양말을 신은 채 위를 바라보며 박수를 치고 콩주머니를 받는 동작이 균형 상실의 위험을 만들 수 있었다고 주장합니다. 이 주장 자체는 법적 쟁점으로서 검토할 여지가 있습니다. 반면 교사 측은 콩주머니를 약 30cm 높이까지만 던지도록 구체적으로 지도했고, 교실 바닥도 미끄러운 상태가 아니었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. 또한 해당 활동은 서울시 교육청 주관 연수에서도 권장된 활동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(출처: 서울특별시교육청).
제가 이 사건에서 주목하는 지점은 '30cm'라는 구체적인 제한입니다. 아무런 안전지도 없이 마음껏 던지게 한 것이 아니라, 교사가 스스로 활동 강도에 제한을 두었다는 사실은 주의의무를 어느 정도 이행했다는 정황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. 물론 30cm 제한만으로 충분했는지는 별도의 판단이 필요하겠지만, 이 사정이 형사책임 판단에서 교사 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요소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.
그리고 여기서 한 단계 더 고려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. 예견가능성과 결과회피가능성이 인정된다고 해서, 그 위험을 막기 위한 모든 조치가 곧 법적 주의의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. 쉽게 비유하자면,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예견할 수 있습니다.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모가 아이에게 '도로를 절대 건너지 마라'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. 체육활동도 마찬가지입니다. 누군가 넘어질 가능성은 언제나 있습니다. 부상의 위험도 항상 있습니다. 그러나 그 가능성을 완전히 제거하려 한다면 운동장에서 달리는 것도, 공을 던지는 것도 허용할 수 없게 됩니다.
- 사고가 발생했다고 해서 주의의무 위반이 자동으로 성립하지는 않는다
- 예견가능한 위험이라도 그것을 막기 위한 모든 조치가 법적 의무로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
- 당시 상황에서 사회통념상 합리적으로 요구될 수 있는 주의의무가 무엇이었는지가 핵심이다
- 위험을 완전히 회피하기 위해서 양말을 벗기거나 양말을 벗도록 강요할 수 있는지도 별도 판단이 필요하다
그래서 이 사건의 법률적 질문은 결국 이것입니다. "당시 교사에게 사회통념상 합리적으로 요구할 수 있었던 구체적인 안전조치는 무엇이었고, 교사는 그것을 다했는가."

사안이 쟁점이 되어야 한다, 활동 명칭이 아니라
이 사건이 알려진 뒤 교육계 일각에서는 정상적인 교육활동 중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해서는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적용하지 않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. 형법 제268조란 업무상 과실로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했을 때 형사처벌을 받는 조항으로, 징역 또는 금고 5년 이하의 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(출처: 국가법령정보센터). 교사들이 처벌이 두려워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꺼리게 되고, 결국 그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간다는 우려 때문입니다.
이 우려 자체는 충분히 공감합니다. 사고가 두려워 콩주머니 활동을 1년 내내 못 한 선생님이 있다는 이야기가 이미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닙니다. 모든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아이들에게서 성장 과정에서 꼭 필요한 유익한 활동과 경험을 제거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인가 하는 것이지요.
그러나 '정상적인 교육활동 중'이라는 추상적인 범주를 만들어 형사책임을 일률적으로 배제하는 방식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. 교육활동이라는 이름 아래에서도 경우는 천차만별입니다. 아무런 안전지도 없이 위험한 장소에서 활동하게 한 경우와, 사전에 적절한 지도 하에서 일어난 불가피한 사고 발생의 경우를 같은 범주로 묶어 동일하게 처리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. 판단의 중심은 활동의 명칭이나 범주가 아니라 그 사안의 구체적인 사실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.
또 다른 지인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. 상대방의 과실로 큰 교통사고를 당해 수술까지 했는데, 상대 차량은 보험도 없었고 형편도 어려웠다고 합니다. 그 지인은 오히려 탄원서를 써서 상대방이 처벌을 면하도록 힘을 썼습니다. 자신이 입은 고통에도 불구하고 역지사지로 판단했던 것입니다. 사람마다 같은 피해를 두고 다른 선택을 합니다. 어느 쪽이 옳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. 다만 이 사건에서 법적 판단은 그 선택의 결과로 일어나는 일이고, 그 판단의 기준은 감정이 아닌 구체적인 사실과 법리여야 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.
인과관계도 빠질 수 없는 쟁점입니다. 인과관계란 교사의 행위(또는 부작위)와 학생의 상해 사이에 직접적인 연결이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, 주의의무 위반이 있더라도 그 위반과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으면 형사책임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. 이 사건에서 교사 측이 언급한 내용, 즉 해당 학생이 사고 이후에도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사실이 있다는 주장은 이 인과관계 문제, 특히 부상의 실제 상태 즉 사고의 결과에 관한 다툼과 연결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.
자주 묻는 질문
Q. 학교에서 다쳤으면 교사가 무조건 책임지는 거 아닌가요?
A.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. 형사상 업무상과실치상이 성립하려면 교사에게 구체적인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고, 그 위반과 부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합니다. 사고가 발생했다는 결과 자체만으로 과실이 자동으로 인정되지는 않습니다. 이 부분을 혼동하시는 분들이 많은데, 민사 손해배상과 형사 과실책임은 판단 기준이 다를 수 있습니다.
Q. 2년이 지난 후에 고소해도 되나요?
A. 업무상과실치상죄의 공소시효는 5년으로, 2년이 지난 시점의 고소 자체는 시효 문제에서는 가능합니다.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고 당시 상황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, 예를 들어 교실 바닥 상태나 당시 학생들의 배치, 교사의 지도 내용 등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. 이 점은 양측 모두에게 해당됩니다.
Q. 교육활동 중 사고라면 교사는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?
A. 현행법상 교육활동이라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이 자동으로 면제되지는 않습니다. 다만 교육부가 교사 보호를 강화하는 법률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, 향후 제도가 어떻게 바뀔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. 현재로서는 사안별로 구체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원칙입니다.
Q. 콩주머니 활동 자체가 위험한 활동인가요?
A. 이 활동은 서울시 교육청이 주관한 연수에서 아동 신체 발달과 관련해 권장한 활동이었다고 합니다. 위험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, 통상적인 교실 신체활동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. 활동 자체의 위험성보다는 그 활동이 이루어진 구체적인 환경과 지도 방식, 안전조치가 어떠했는지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봅니다.
결론
이 사건은 아직 경찰 수사 단계입니다. 교사가 잘못했다거나 잘못하지 않았다고 지금 단정할 수 없고, 그렇게 써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. 제가 이 사건을 통해 생각해보고 싶었던 것은 딱 하나입니다. 사고가 났다는 결과와 누군가의 과실이 있었다는 판단은 같은 말이 아니라는 것, 그리고 예견할 수 있었던 위험이라도 그것을 막기 위한 모든 조치가 곧 법적 의무는 아니라는 것입니다.
판단의 중심은 교육활동이냐 아니냐가 아니라, 그 사안의 구체적인 사실이어야 합니다. 교사가 어떤 지도를 했고, 당시 환경이 어떠했으며, 그 상황에서 사회통념상 합리적으로 요구될 수 있는 안전조치를 다했는지. 이 물음에 대한 답이 이 사건의 법적 판단을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. 오자미 하나가 던져졌고, 그 이후의 이야기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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